Pubcrawl, 술집을 옮겨다니며 마시기 <네이버 제공>
공대에서 주관한 pubcrawl을 다녀 왔다. 금요일 저녁이 되면 덴마크의 많은 대학생들은 술을 즐긴
다. 비단 덴마크 뿐이 아니라 유럽권 전체가 금요일 저녁을 아주 특별히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때는 금요일저녁은 그냥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온지 20일 밖에 안되는 나도 여기선 왠
지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셔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약속 시간은 저녁 7시 45분이었고 공대 측에서 제공한 지도를 들고 혼자 약속장소를 찾아갔지만,
한 30분전에 도착하는 바람에 다른 학생들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이 곳 녀석들은 약속 시간이 정
해지면 일찍 오는 것도 아니고 늦게 오는 것도 아니고 제시간에 딱 맞춰온다. 참 용하다. ㅋㅋㅋ
뭐 일찍 도착했으니 사진이나 찍자 하고 오덴세 중심가를 한바퀴 빙돌기로 했는데...
오덴세 시청. 밤에 보니 색다르다.
사람이 별로 없다...
오덴세 도심의 거리, 정말 한산하다. 아니 사람이 없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이곳이 오덴세임을 알게 해주는 이정표.
오후7시 30분경에 찍은 사진들인데, 연출이 아니고 진짜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 도심의 길거리에
사람이 없으니까 왠지 새벽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느낌이 나더라. 오픈해있는 상점이 이상하게 보
이고 내가 너무 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슬로베니아에서 온 안드레.
아무튼 그렇게 시간을 계속 때우다가 45분이 다되어가서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랑 같은 과인 슬로베니아인 안드레와 다른 과지만 안면이 있는 안드레아스...(이것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린다. 니콜라이, 니콜라스, 안드레이, 안드레아스, 안드레 억지로 만든게 아니라
이런 이름 가진 녀석이 진짜 있다. 웃기지만 다들 친구이름이다. 문제는 니콜라이한테 니콜라스라
고 하는건 괜찮은데 오히려 안드레이라고 부르고 막 헷갈린다.), 슬로베니아는 인구 2백만의 작은
나라인데, 안드레가 덴마크에 온 이유는 컴공과가 경제학부에 소속되어 있어서 좀 더 많은걸 배우
고자 이나라를 온거라고 했다. 근데 이녀석이 다짜고짜 왜 일본으로 안가고 이나라를 왔냐고 물어
봤다. 일본이 기술이 발전한 선진국이긴 해도 뭐 나야 영어공부하러 왔으니 일본을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해줬지만 이런말들을 때마다 속상하다. 사케(일본 술)먹어봤냐고, 스시좋아한다고,
뭐 아시아에 대한 지식이 없을테니까 이해는 하지만 왜 하필 일본 넘들 꺼 해봤냐고 물어보는지...
우리도 우리의 정체성을 좀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뭐 암튼 난 슬로베니아는 잘 모르니까
별거 안물어봤고... 암튼, 이녀석이랑 수업을 몇개 같이 듣는데 교수님에게 질문도 좀하고 교수님
이 물어본 것에 가끔 답변도 하는 등 공부에 대한 열의가 강하고. 똑똑하다.
이곳 저곳 펍을 다니다 축구게임을 발견하고 2:2로 게임을 했다. 안드레, 쿠바, 안드레아스, 나
친해보이지만 남자애들 빼고는 처음보는 애들... 누가 찍자고 한거지?
안드레와 폴란드인 쿠바, 쿠바는 나랑 프로젝트를 같이하기로 했다.(맞나?-_-ㅋ)
폴란드인 알렉스, 이 친구 좀 어벙한데 웃기다 ㅋㅋㅋ 이걸 찍어달라고 부탁했지 아마? ㅋ
펍을 옮겨다니며 맥주를 마시고 친구들이랑 영어로 이야기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중요한 점은 자기 자신이 활발해야 한다는 것, 활발하지 않으면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
내가 동양인이라 그런지 애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고 자기들끼리 이야기 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내가 먼저 쿨한척, 활발하게 이야기를 걸면 백이면 한 구십구 정도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을 받
는다. 녀석들에게도 내가 신기한 놈이고, 나에게도 그들이 신기한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