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은 생활도 좀 황폐했고 정신적으로 피곤해있었다가 오늘에서야 다시 제대로 정신을 차렸습
니다. 특히 어젠 농구를 거의 3시간을 하고 점심까지 쌀이라고 생긴걸 하나도 못먹어서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디아가 저녁을 대접해주지 않았다면 오늘 완전 녹초가 되어있었
을겁니다.
오늘 일어나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닭도리탕(그럼 닭도리탕은 언제?)
살로만 닭도리탕, 그리고 밥. 제 최초의 요리입니다!
※. 위의 요리는 2월 25일자에 만들었습니다.(귀찮아서 포스팅은 안했죠..ㅡㅡㅋ)
말고 다른걸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요새 야채라고 먹는 것이 없어서 이러다 영양불균형이 초래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해서 브로컬리도
사고 양상추도 사고 그랬는데 이걸 가지고 만들수 있는 요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꺼운 베이컨과 한 이틀 정도 먹을 1000미리 우유를 산다음(한국에선 우유 한번 사다
놓으면 5일은 가는데, 여기선 1000미리 사다놓으면 한 3일이면 다 먹습니다. 키안클까요? ㅎㅎ)
만들어버렸습니다. 제 최초의 볶음밥.
레시피라고 하긴 좀 그렇고, (볶음밥 이대준 edition ver.1.0)
제가 한 걸 좀 나열해 보자면 적당히 포도씨유 두르고 중간불에 썰어놓은 감자와 당근을 넣습니다.
감자와 당근을 넣고 한 5분쯤 지나면 베이컨을 투입합니다. 동시에 넣으면 베이컨이 탈까봐 좀
늦게 넣었습니다. 익히다가 소금하고 후추도 뿌려주고 마늘가루도 좀 뿌려주고 밥과 양파를 투입
합니다. 양파가 익을때 까지 볶아주고 맛있게...^^
옆에 있는 오스트리아애가 쳐다봅니다. 뭐하냐고,
뭐하긴...
볶음밥하지... 라고 말하진 않고 그냥 뭐 먹을거 해본다고 했습니다.
요리참 좋아하는것 같다고 저한테 그러는데 할말이 없군요. 사실 요리라고는 이게 두번짼데..-_-;
아무튼 적당히 웃음으로 때워주고, 볶음밥 ver.1.0 을 먹어준다음 축구보러갔습니다.
축구표를 당연히 돈주고 산건 아니구요. 아마 홍보차 공짜표를 많이 돌린것 같습니다.
저도 한장 얻었구요.
01234
빛을 발합니다. 그동안 제 심성이 황폐했던게 덴마크의 이 우울한 날씨때문이 아닌가 추측되는군
요. 아무튼 여기서 조금만 포근해지면 폼나게 잔디밭을 거닐면서 책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책이라고 생긴건 전공책밖에 없어서 그럴순 없겠군요.
축구는 전반만 보고 갔습니다. 좀 재미 없더군요. 케이리그보다 못하거나 케이리그 수준정도 입니
다. 하지만 여기 관중 열기는 무지하게 뜨겁더라구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수준을 좀 낮출필요가 있
겠습니다. 아무튼 케이리그정도면 훌륭합니다. 우리나라 축구리그도 인기좀 끌었으면 좋겠어요.
ver. 1.0에서 브로컬리와 고추장을 추가한 업그레이드판 볶음밥입니다.
점심에 먹은 볶음밥이 좀 아쉬웠습니다. 저녁엔 좀더 잘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브로컬리와 고추장을 꺼냈습니다. 레시피는 동일하고 브로컬리는 양파를 넣을 때 같이 넣
어줬습니다. 인터넷에서 브로컬리는 너무 익히면 흐믈흐믈해져서 못쓴다는군요.
그렇게 순서대로 볶다가 아무래도 색깔이 맘에 안들어서 고추장을 조금 넣어봤습니다.
맛도 좋고, 색깔도 좋았습니다^^ 덴마크에 온지 7주정도 되었는데,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서 기쁩니다. 아무튼, 저도 요리를 할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네요.